나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대상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해체하고,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다시 인식하게 되는 상태를 탐구한다. 현재는 오리를 하나의 대상으로 선택하여 작업한다. 오리는 누구나 쉽게 알아보고 떠올릴 수 있는 명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확함은 대상이 확대되고 이미지가 분해되었을 때 오히려 인식을 흔드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리를 통해 익숙한 형상이 어떤 조건에서 명확하게 인식되고, 또 어떤 조건에서 그 인식이 흔들리는지를 탐구한다. 따라서 오리는 단순한 선호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이 형성되고 해체되는 과정을 실험하기 위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작업에서는 대상의 표면 일부를 확대하고 픽셀, 노이즈 등의 디지털 개입을 통해 이미지를 변화시킨 뒤, 이를 다시 손으로 유화에 옮긴다. 디지털 이미지와 회화 사이에 직접 개입하며 이미지의 구조와 물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탐구하고, 익숙했던 대상이 낯선 이미지로 변화한 뒤 다시 인식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현재는 오리를 중심으로 이러한 과정을 탐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특정 대상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대상과 이미지로 범위를 확장하며 인식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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